내가 일을 지속할 수 있는 이유 (2)

내가 일을 지속할 수 있는 이유 (2)

Scrap4: “편안함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업무 외적으로 새롭게 시작하거나 흥미를 갖게 된 일이 있나요?

한동안 채식을 했던 적이 있어요. 채소를 활용해 더 다양하고 맛있는 걸 먹고 싶었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더라고요. 그래서 찾아보다 '마크로비오틱(Macrobiotics)'이라는 요리법을 알게 됐어요. 일본에서 주로 사용하는 요리법으로 요리의 재료가 되는 채소를 버리는 부분 없이 뿌리부터 전체를 활용하는 것이 특징이에요. 주로 제철 채소를 이용해 온전히 섭취할 방법으로 음식을 만들어요.

1년 정도 클래스를 꾸준히 들었어요. 계절마다 제철인 채소가 무엇인지 알 수 있고, 새로운 방식으로 건강하고 색다른 음식을 만들 수 있어 재밌었어요.

우리가 먹는 음식이 결국에는 나를 만드는 거잖아요. 건강한 정신과 건강한 육체를 가지려면 건강한 음식을 먹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건강한 요리를 배워 실생활에 많이 적용하려 노력하고 있어요.

🍽️ 추천요리1 - 양파덮밥
양파덮밥은 양파 말고 아무것도 들어가는 게 없어요. 햇양파를 굽고 간장으로 졸여서 현미밥과 같이 먹는데 너무 맛있어서 놀랐어요. 소스 자체가 진짜 우리에게 익숙한 맛이거든요. 특히 햇양파가 나오는 5월에 먹는 걸 추천해요.

직접 만든 양파덮밥 (사진=김민주 제공)

🍽️ 추천요리2 - 토마토 된장국
계절마다 다양한 방식으로 된장국을 만드는 법을 배웠어요. 저는 본가에서 된장을 받아먹는데, 여름에는 토마토를 된장국에 넣어서 먹으면 정말 맛있어요. 새콤한 토마토가 고소한 된장이랑 어우러지죠. 무더운 날씨 때문에 입맛이 없을 때 추천하는 음식이에요.

직접 차린 토마토 된장국 한 상 (사진=김민주 제공)

사진에도 취미가 깊은 것으로 알고 있어요. 처음 시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어릴 때부터 배우 배두나를 굉장히 좋아했어요. 당시 <두나's 도쿄놀이>라는 책이 출간되었는데 필름 카메라로 도쿄의 장면과 일상을 담은 사진 에세이를 보면서 저도 사진을 찍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렇게 20살에 첫 알바를 해서 모은 돈으로 필름 카메라를 마련했어요. 기계를 잘 바꾸지 않는 편이라, 아직도 그 카메라를 사용하고 있어요. 완벽한 사진을 찍어야 한다는 생각보다는 익숙한 도구로 일상의 장면을 찍는 게 좋더라고요.

미얀마 여행을 하면서 담았던 사진입니다. 날 것 그대로의 풍경도 좋았지만, 저는 이곳 사람들이 전해준 왠지 모를 따뜻한 기운이 오래 기억에 남습니다. 그 기억의 일부를 전해드립니다.
ⓒ김민주
ⓒ김민주

사진 작업을 기록해 둔 인스타그램을 봤어요. 골목길, 시장, 이웃 등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피사체가 많더라고요.

말씀하신 것들이 제가 좋아하는 피사체에요. 다른 사람의 작업물에 비해 제 작품은 너무 평범하고 심심한 느낌이라 고민이 되었던 적도 있었어요. 그런데 아무래도 저는 편안한 상태에서 사진 찍는 게 좋더라고요. 그래서 가까이 있는 동네나 사람들처럼 일상과 맞닿아 있는 것들을 많이 담게 되었어요.

사진이 저에게 어떤 의미인지 자주 생각하는 편이에요. 아직 명확하게 정의하기는 어렵지만, 저는 사진을 통해 위로를 받는 것 같아요. 좋아하는 공간에서 좋아하는 걸 담고 표현하는 과정을 통해 사진 자체가 저라는 생각이 많이 들어요. 어쩌면 사진이 심심하다는 건 제가 심심한 사람이라는 것을 의미한다고 봐요.

엄청 자극적이거나 신선함을 주는 사람은 아니지만, 그냥 편안함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그런 마음이 사진에 나타나기도 하고 그런 사진을 찍기 때문에 사진이 저로 보인다고 생각해요.

2018, 2019년도에 마음이 선한 친구들과 함께 토종 씨앗을 조사하러 다니면서 찍은 사진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잊히고 지켜야 할 것들을 만났던 순간을 담은 사진이라 생각하는데요, 그때의 풍경 일부를 공유합니다.
ⓒ김민주

사진 촬영을 넘어 인화도 직접 하시는 걸로 알고 있어요. 어떤 마음으로 작업하는지 궁금합니다.

주로 흑백사진을 촬영하고 암실에서 직접 현상과 인화 작업을 하고 있어요. 제가 암실에 가는 건 명상과 비슷한 것 같아요. 작업에 집중하고 그 세계에 몰입할 수 있다는 점이 굉장히 좋은 경험인 것 같아요.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많은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봐야 하잖아요. 자연스레 머릿속에 많은 생각도 생기고요. 그런 걸 단절시킬 수 있는 공간이 제게는 암실이에요. 명상하는 것처럼 생각을 덜어내고 작업에만 몰두할 수 있다 보니 암실에서 작업하는 행위 자체가 큰 힐링이 됩니다.

흑백 네거티브 필름 ⓒ김민주
흑백 인화 작업물 ⓒ김민주

사진찍는 취미에 소소한 목표도 있을까요?

당장은 결과물보다 그냥 하는 것에 의미를 두고 있어요. 전에는 이런 질문을 받으면 전시라고 이야기했었어요. 그래야 동기부여가 되고 실천하게 되니까 그랬던 것 같아요. 하지만 지금은 전시를 목표하기보다는 제가 무엇을 찍고 있는지 먼저 생각하려고 해요. 사진이라는 작업 자체를 통해 제가 어떤 사람인지도 정리해 보고 싶어요. 정리가 잘 되면 그때 전시나 콘텐츠 등 결과물을 만드는 것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일상에서 좋아하는 장면을 담은 사진 ⓒ김민주

Scrap5: “연봉을 높이고 희소성을 만드는 게 성장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롤모델이라는 말을 많이 하잖아요. 평소 롤모델에 대해 갖고 있는 생각이 궁금합니다.

롤모델이 ‘어떤 한 사람처럼 되고 싶다'는 의미라면 ‘없다’고 말하는 것이 맞을 것 같아요. 대신 ‘여러 사람의 좋은 점을 닮고 싶다'는 관점에서는 ‘주변의 모든 사람들이 저의 롤모델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주변 사람들이 가진 장점을 많이 보려고 해요.

좋은 점을 찾으려고 하면 좋은 점이 진짜 많이 보여요. 그런데 대부분 안 좋은 점을 먼저 보고 그걸 더 확대해서 보려고 하잖아요. 되게 소모적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항상 좋은 점을 많이 발견하고, 그런 좋은 점을 닮으려고 노력해요.

물론 때로는 보기도 싫은 사람을 만나게 될 때도 있죠. 그럴 때면 잠깐 멈춰서 왜 그런 생각을 했는지 돌아보면 생각보다 별게 아닐 때가 많아요. 살면서 사람 때문에 괴롭고 힘들 때가 있었는데 그럴 때마다 이 사람을 왜 미워하는지 생각해 보면 확실히 부정적인 생각이 줄어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