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면 돌파로 성장의 동력을 만들다

일본 최대 HR 기업에서 커리어를 시작해 한국 스타트업을 거쳐, 현재는 창업을 통해 새로운 도전을 이어가고 있는 이상아 님을 만났습니다. 도전과 성장을 거듭하며 커리어 여정을 ‘정면 돌파’해 나가고 있는 이상아 님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 안녕하세요, 이상아입니다. 일본 기업의 한국 진출을 돕는 ‘키카이토데아이’를 창업해 운영하고 있습니다. 일본 HR 컨설팅 및 광고 업계에서 커리어를 시작해 법인 영업과 사업 개발로 약 9년간 일했으며, 이후 한국 온라인 교육 플랫폼 기업으로 이직해 일본 사업을 담당했습니다. 학창 시절부터 일본에서 생활해 왔고, 현재는 일본과 한국을 오가며 지내고 있습니다. 사람들과의 만남, 이들을 연결해 무언가 만들어가는 것을 좋아해 일본에서 2019년부터 독서 모임을 비롯한 취미 모임들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Scrap1: “인생에 다양한 선택이 가능하다는 걸 깨달았어요”
현재 어떤 일을 하고 있나요?
일본 기업의 한국 진출을 돕는 ‘키카이토데아이(キカイトデアイ株式会社)’라는 회사를 설립해 운영하고 있어요. 2023년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면서 언젠가 꼭 해보고 싶던 창업에 도전하게 되었는데요. 사회에 필요한 일이면서 내가 잘할 수 있는 일의 교집합을 찾아 해외 진출을 지원하는 기업을 설립했습니다.
동시에 국내에서 해외 취업 및 진출을 희망하는 구직자와 기업을 위한 온라인 멘토링 서비스 ‘멘트리’ 대표를 맡고 있어요. 경험과 지식을 넓히기 위해 팀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던 시점에 인연이 닿아 함께하게 되었습니다.
일본을 대표하는 인적자원 회사 ‘리크루트 홀딩스(Recurit Holdings)’에 오래 다녔다고 알고 있어요. 어떤 회사인가요?
리크루팅 홀딩스(이하 리크루트)는 다양한 분야에서 기업과 개인을 매칭시켜 주는 플랫폼 회사에요. 구직, 부동산, 결혼, 자동차, 식당 등 개인이 삶에서 결정을 내릴 때 필요한 여러 정보를 집약해 놓은 매체 중심으로 운영하고 있어요. 1960년대 종이 매체로 시작했지만, 변화하는 환경에 맞춰 현재는 IT 회사로 거듭난 곳입니다.
리크루트에서는 어떤 일을 했었나요?
신입사원을 채용하는 ‘리쿠나비’ 서비스 운영 부서에서 B2B 영업, 컨설팅 서비스, 해외 프로젝트 등의 일을 했어요. 대표적으로 해외 인재를 채용하려는 일본 기업과 일본에서 취업하고 싶은 구직자를 매칭 시켜주는 프로젝트와 중간에서 영업을 돕는 판매 대리점의 영업 전략 및 실적 등을 기획하고 관리하는 일들을 주로 맡았었죠. 리크루트에는 약 8년 정도 다녔어요.
첫 회사로 리크루트를 선택한 특별한 계기가 있을까요?
첫 회사로 빠르게 성장하면서 글로벌 진출을 염두에 두는 곳이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아무래도 한국에 언제 돌아가게 될지 모르니까 일본에서 일하는 동안은 최대한 많은 경험을 하고 싶었거든요. 그래서 다양한 기회가 주어지는 환경인지를 살폈던 것 같아요.
마침, 취업 시즌에 여러 회사의 채용 설명회를 참여하던 중 리크루트를 알게 됐어요. 보통 설명회에서 학생들이 ‘앞으로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 질문하면, 대부분의 회사 담당자는 ‘앞으로 더 큰 프로젝트를 맡고 싶다’, ‘승진하고 싶다’, ‘해외 파견을 나가고 싶다’라는 식의 답변을 했는데요. 리크루트 직원들은 ‘회사를 나가서 내 사업을 해보고 싶다’, ‘가업을 이어받고 싶다’ 등 현재 회사와 무관해 보이는 이야기들을 하더라고요. 이를 이루기 위해서는 OOO한 역량이 필요하기 때문에 리크루트에서 발전시키고 있다는 말을 덧붙이면서요. 채용 설명회라는 보다 공적인 자리에서 이런 이야기들을 즐겁게, 자유롭게 전할 수 있다는 점에 호감을 느껴 입사로 이어지게 되었어요.
일본 회사에서 외국인 신입 사원으로 일한다는 것이 말처럼 쉽지는 않았을 것 같아요.
특별히 힘든 것도 좋았던 것도 없었던 것 같아요. 회사에서 외국인이라고 차별도, 특별대우도 받지 않았거든요. 그보다 스스로 ‘나는 외국인인데’라는 생각이 들어 심적으로 힘들었던 것 같아요. 일본 기업 상대로 신입사원을 채용하는 플랫폼 영업을 하면서 제가 가진 무기를 하나도 사용하지 못하는 느낌이 들었거든요. 입사 초반에는 여기서 굳이 이 일을 왜 하고 있나 의구심이 들기도 했고, 한국 기업 상대로 한국어로 영업하면 분명히 더 잘 해낼 수 있을 것 같은 생각도 들었죠.
그러다 마음을 고쳐먹고(웃음) 여기에서 한국어를 전혀 쓰지 않고 성과를 내면 어디에 가더라도 퍼포먼스를 낼 수 있겠다고 생각을 바꿨어요. ‘외국인’ 직원이 아니라 다른 동료들과 같은 평범한 직원으로 일을 잘 해내겠다고 생각한 뒤로는 오히려 마음이 편했던 것 같아요.
리크루트에서 경험한 8년이라는 시간은 상아님이 성장하는 데 어떤 영향을 주었나요?
첫 회사인만큼 일하는 태도와 습관, 더 나아가 인생에 대한 가치관까지 배울 정도로 많은 영향을 받은 것 같아요. 손에 꼽기 어려울 정도로요(웃음).
먼저 스스로 결정하는 태도를 가지게 되었어요. 1~2년 차로 일했을 때도 무엇을 하라고 지시받은 적이 없었어요. 대신 지금 팀에서 해야 할 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무엇을 하면 좋다고 생각하는지 의견을 말해야 했죠. 리크루트에서 일하는 내내 어떤 사안에 대해 스스로 생각해서 말하고, 말한 걸 행동하고 책임지는 일련의 과정이 반복되었어요. 이런 경험들이 쌓여 좀 더 주체적으로 일하게 된 것 같아요. 그리고 책임감을 가지고 주체적으로 일했을 때 따라오는 희열도 느끼게 되었고요.
또 인생에 다양한 선택이 가능하다는 걸 깨달았어요. 입사 초반에 도쿄에서 2시간 반 떨어진 한 마을에 방문했던 적이 있어요. 다짐육 기계를 생산하는 작은 공장에서 신입사원을 채용하겠다고 연락을 주신 거예요. 나이 지긋하신 할아버지가 대표로 계시고, 마을 청년이 유일한 직원이었죠. 당시 이렇게 운영되는 회사가 있다는 것도 처음 알게 되었고, 만약 나라면 가지 않았을 곳에 신입사원으로 들어와 즐겁게 일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도 보게 되었죠.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좋은 대학에 가야 하고, 이후에는 대기업에 취업해야 한다는 일종의 정형화된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그간 너무 편협한 시선으로 사회를 바라봤다는 깨달음을 얻게 되었어요. 이외에도 신규 영업 과정에서 다양한 일터에서 즐겁게 일하는 사람들을 만나면서 나만의 기준으로 만들어놓았던 세상에 보다 열린 마음을 갖게 된 것 같아요.
커리어뿐만 아니라 상아님의 인생에도 많은 영향을 준 리쿠르트를 떠날 때는 어떤 감정이 들었나요?
리쿠르트에서는 퇴사를 ‘졸업’한다고 표현해요. 저는 졸업할 때 후련한 마음이 가장 컸어요. 그래서 ‘이건 진짜 졸업이다’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아요.
간혹 리크루트 선배 중에 스스로 납득할 만한 이유 없이 퇴사한 경우 졸업이 아니라 ‘자퇴’했다고 이야기하거든요. 그러니까 졸업이라는 건 내가 여기에서 정말 다 배웠으니 이제 나가서 뜻을 펼치겠다는 의미가 담겨 있는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