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의 순간마다 꺼내든 세 가지 키워드

선택의 순간마다 꺼내든 세 가지 키워드

PR 에이전시에서 액셀러레이터, 벤처캐피탈까지. 커뮤니케이션을 중심에 두고 커리어를 확장해 온 정인혜 님을 만났습니다. 그는 PR, 대외협력, 커뮤니케이션 모두가 누군가를 '대표(Representative)'해 입장을 전하고, 동시에 '관계(Relationship)'를 만들어가는 일이라고 말합니다. 다양한 환경 속에서도 이 두 가지 R을 실천하며, 연결의 가치를 넓혀온 그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 안녕하세요, 정인혜입니다. 관계로 풀 수 있는 문제의 교차점에서 가치를 만들어내는 일을 좋아합니다. 현재 미국의 한국계 VC Altos 팀에서 포트폴리오사의 성장을 돕고 있습니다. 새로운 일은 먼저 부딪혀보고 상대에게 권하는 편입니다. 한번 시작한 건 마침표를 찍을 때까지 집요하게 파고드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Scrap1: "이직의 순간마다 세 가지 기준, '호기심', '미션', '임팩트'를 중심에 두고 결정해 왔어요"


지금까지 어떤 커리어 여정을 지나오셨는지 궁금합니다.

시작은 대학교 4학년 여름이었어요. 평소 멋있다고 생각하던 선배가 스타트업의 초기 멤버로 일하기 시작했는데, 이야기를 들으면서 자연스럽게 스타트업에 관심이 생겼어요. 마침 그 회사에서 인턴을 모집하고 있어서 지원했고, 두 달간 인턴으로 일할 기회를 얻었죠. (참, 그때 일했던 스타트업이 바로 현재 알토스벤처스의 파트너가 창업했던 소개팅 어플 '이음(i-um)'이었어요. 시간이 흘러 이렇게 다시 만난 걸 보면, 제 커리어의 시작부터 운명이었던 것 같네요.)

당시 인턴 생활을 통해 긍정적인 충격을 많이 받았어요. 저는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 아무런 계획이 없는 상태였는데, 함께 일하던 인턴 동료들은 각자의 다음 스텝이 정해져 있었거든요. 예를 들어 누군가는 인턴이 끝난 뒤 컨설팅사에 입사할 예정이었고, 또 다른 누군가는 창업을 준비 중이었죠.

주도적인 분들과 함께하며 자극을 받던 시기에 처음으로 'PR'이라는 분야를 알게 됐어요. 저는 경영학을 전공해서 마케팅은 익숙했지만, PR은 처음 접하는 영역이라 더 새롭게 다가왔죠. PR에 대한 흥미가 커질 무렵 국내 유명 PR 회사 '프레인'에서 채용 공고가 나왔고, 그 계기로 본격적인 PR 커리어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약 4년간 일하면서 회사의 전반적인 운영 방식부터 캠페인이나 메시지를 만들 때 어떤 가설과 전략을 세워야 하는지까지 실무적인 감각을 많이 익혔어요. 특히 정해진 기간 내에 무엇을 어떻게 보여줄지 계획하고, 그에 맞춰 이야기를 효과적으로 프레이밍 하는 방법도 배울 수 있었습니다.

PR 에이전시 이후에는 어떻게 커리어가 이어졌나요?

PR 회사에서 배운 것도 많았지만, 에이전시 특성상 외부 요청에 따라 움직일 수밖에 없는 구조로 에너지 소모가 큰 편이었어요. 더 주도적으로 일하고 싶다는 고민이 커지던 무렵, 먼저 스타트업으로 이직했던 친구가 합류를 제안했고 그렇게 콘텐츠 에디터로 약 1년 정도 재미있게 일했어요.

그 뒤로는 회사 사정으로 인력 조정이 이뤄지면서 1년 정도 휴식기를 가졌습니다. 그다음 일을 다시 시작하려 할 때는 제가 가진 키워드 'PR'과 '스타트업'을 연결할 수 있는 곳을 찾았어요. 당시 스타트업이 빠르게 늘어나면서 마침 스타트업에 특화된 PR 에이전시들이 막 생겨나던 시기였는데요. 그중 '선을 만나다'라는 곳에 합류하게 되었고, 약 6개월간 일한 뒤 '퓨처플레이'로 이직했어요. 그곳에서 2년간 즐겁게 일하며 다양한 경험을 쌓았고, 이후 '알토스벤처스'의 PR 대외협력 담당으로 합류해 지금은 어느덧 4년째 근무 중입니다.

첫 직장이었던 프레인 재직 당시 (사진=정인혜 제공)

이직의 순간마다 어떻게 의사 결정을 했던 편인가요?

저는 세 가지 기준, '호기심', '미션', '임팩트'를 중심에 두고 결정해 왔어요.

1️⃣ 호기심: 그 회사에 대해 본능적으로 호기심이 생기는가
2️⃣ 미션: 그 회사에서 내가 깨고 싶은 미션이 있는가
3️⃣ 임팩트: 그 회사에서 내가 어떤 일을 할 때 만들어낼 수 있는 임팩트의 크기는 어느 정도인가

예를 들어 호기심만 발동하고 미션이 없다면 단순한 재미 추구에 그칠 수 있어요. 또 이 두 가지가 충족되더라도 제가 하는 일이 다음 단계로 이어지는 결과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이 세 가지의 합이 잘 맞을 때 움직이기로 결정하는 편입니다. 무엇보다 이직의 길목마다 늘 좋은 분들이 계셨고, 그분들이 저를 기억해 주셨다는 점이 큰 영향을 미친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