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쉽게 시작하지 않기로 했다
글로벌 투자은행에서 커리어를 시작해 두 번의 창업과 다양한 경험을 거쳐온 케이팝 나라 이예겸 CFO는 세 번째 창업을 앞두고 이전과는 다른 선택을 합니다. 빠르게 실행하기보다 잠시 멈춰 서서 충분히 생각하는 시간을 택한 것입니다.
“알코그램 이후 망고플레이트, 센드버드를 다니며 몇 년 동안 창업을 계속 연습해 왔다고 생각했는데, 돌아보니 갈망만 키워온 시간이었더라고요.”
그는 두 번의 창업을 지나며 다르게 준비하지 않으면 결국 비슷한 결과를 반복하게 되겠다는 걸 느꼈다고 말합니다. 그래서 약 2년 동안 실행을 미루고 리서치에 집중했고, 70여 개의 아이디어를 걸러냈습니다. 그 과정에서 ‘내가 나여서 이기기 쉬운 일’이라는 기준은 점점 분명해졌습니다. 그동안 애매하다고 여겼던 ‘유학생’이라는 정체성도 중요한 힌트가 됐습니다.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쌓인 감각과 네트워크가 자연스럽게 지금의 선택으로 이어졌고, 그는 엔터, 리테일, 한미 무역, 테크를 조합한 케이팝 나라를 함께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이번 인터뷰에서는 지금에 이르기까지 그의 커리어와 일에 관한 생각을 자세히 들어봤습니다.
Scrap1. 투자은행에서 창업으로 방향을 틀다
현재 어떤 일을 하고 계신가요?
케이팝 나라(Kpop Nara)에서 세 가지 일을 하고 있어요. 먼저 파이낸스 영역에서 CFO로 일하고 있습니다.
두 번째는 레이블 파트너 역할입니다. 저희 제품을 보면 ‘KPOP NARA EXCLUSIVE’라고 표시된 것들이 있는데요. 미국에서는 타겟(Target) 같은 대형 리테일러의 익스클루시브가 꽤 일반적인 방식이에요. 유통사 별로 별도의 버전을 제작하는 구조죠. 한국에서는 콜라보나 럭키드로우 같은 이벤트 앨범으로 분류되지만, 미국에서는 특정 리테일러 익스클루시브 버전이 더 보편적인 개념입니다. 그래서 레이블과 협업해 케이팝 나라에서만 구매할 수 있는 음반 버전을 기획하고 만드는 작업을 합니다. 같은 앨범이지만 구성을 달리해 또 하나의 선택지를 만드는 거죠. 이 익스클루시브 앨범이 케이팝 나라 매출의 주요 드라이버이기도 합니다.
세 번째로는 이사회 역할도 맡고 있습니다. 컨슈머 리테일(Consumer Retail)은 이사회에서 다뤄야 할 의사결정이 생각보다 많아요. 자금을 어떻게 조달하고 운영할지, 어떤 프로젝트에 투자할지 같은 큰 방향을 부서 구분 없이 함께 결정합니다.
